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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rocosm

슬픔의위안 (론 마라스코, 브라이언셔프)/ 우울할 때 읽는책/베스트셀러/책추천/죽기전에꼭읽어야할책

by 겅중겅중톰슨가젤 2020. 3. 23.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슬픔을 가만히 응시하게 되기까지

슬픔의 위안이라는 책은 옆자리의 직장 동료가 가끔 내 얼굴에 그늘(?)이 보이는 것 같다는 진담 반 농담 반을 건네며 추천해 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거대한 슬픈 짐으로만 느껴져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죽음', 그리고 '누군가의 부재'에 대해 천천히 직면하며 상황을 덤덤하게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인생 시간표가 존재한다. 누군가는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누구는 희귀 암에 걸려 병원에서 생을 빠르게 마감하고, 또 어떤 사람은 무병장수를 누리다가 93세에 하늘나라로 떠나기도 한다. 비단 사람의 죽음뿐만이 아니라 14년 동안 가족처럼 소중하게 기르던 반려견 또는 반려묘의 죽음도 역시 슬픔이라는 인생 시간표의 한 부분을 메우게 된다.

이 책은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서 보통 사람이 겪는 다양한 심리상태, 현실 파악, 장애물, 직면, 위안이 되는 것들 등에 대해 덤덤하게 서술하고 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매우 끔찍하고, 두렵고, 두 번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는 참기 힘든 고통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어설픈 위로(?)로는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혼자 고독을 택한다거나 현실 직면에 실패하여 끝없는 동굴로 추락 후 자살이라는 비극을 택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한 동안은 사람들이 건네는 진심 어린 위로조차도 절대 달갑게 듣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안 좋은 생각을 수백 번 지웠다 썼다 했었던 터널 같은 긴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처로 범벅된 마음에는 누군가의 어설픈 위로보다, 때론 담백하게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한 권의 책이 '따뜻한 위안'이 되었음을 같이 나누고 싶어 이 서평을 써 내려가 본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슬픔의 무게>에 대해서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덤덤하고 섬세하게 적어 내려간다.

 

잠시 스스로를 내버려 두기

슬픔이라는 회오리 속에 사람들이 무심하게 실수로 건네는 발언에 의연해지기

한 사람은 남고 , 남은 사람은 삶을 이어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스스로 인정하기

사랑하는 이가 떠남으로써 가장 일상적이고 익숙했던 것들이 피륙 속에 깊게 새겨져 있기 때문에 슬픈 것임을 알기

 

책은 이처럼 슬픔에 대해서 이성적이면서도 그 과정 그대로의 감정을 여과 없이 서술하면서 슬픔에 처한 마음의 무게에 대해서 '알아주기'로 응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위안' 이 되었던 장은 책의 2장 <정직한 직면>이었다. 이 챕터의 첫 장은 맨 윗 문구는 "슬픔은 시작이다" 이다. 책은 '생명력을 유지한 채 슬픔을 고스란히 이겨내는 사람들'을 가장 정직하게 살아온 자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테러집단의 폭력으로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낸 부부의 사례를 들어 정직한 직면을 설명하고 있다.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며 아들의 죽음 이후 스쿠버다이빙과 예술작업으로 하루하루에 열정을 쏫으며 정직하게 슬픔에 맞서는 이들에게는 알 수 없는 경이로움마저 보였다. 이 부부의 사례를 통해 강력하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삶이 짓궂고 모질고 기쁘고 사랑스럽더라도 모든 면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삶이 모질고 짓궃음에 의연해지기 까지는 나 역시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정직한 직면으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터닝포인트임은 분명하다. 어떤 순간에도 삶은 소중하고 지속되야만 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임을 기억하자 그리고 날마다 슬픔에 정직하게 한발 한발 정직해지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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